우리 교회 부임한 첫 해 교회 설립 기념일을 준비하던 어느 날, 우리 교회 어른 한 분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 교회는 ‘창립’이란 말 대신 ‘설립’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창립’은 교회가 세상에 처음 ‘탄생’할 때 사용하는 말이고 ‘설립’은 그 후로 교회가 세워질 때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 설명을 듣는 순간, 우리 교회 어른들의 성경과 역사에 대한 높은 수준에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교회 어른들 중에서 이 정도로 정확하게 설명하시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 보다 더 놀랍고 그래서 속으로 흐뭇했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애써 ‘창립’이라는 표현 대신 ‘설립’이라는 말을 사용하시려는 어른들의 겸손함이었습니다. ‘창립’이란 말 속에는 ‘처음’이 강조되지만 ‘설립’이란 말 속에는 ‘새롭게’가 강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처음’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교회를 항상 ‘새롭게’하기 원하는 마음이 제 눈 속에는 보였기 때문입니다. CV19라는 듣고 보지도 못한 어려움 속에서 다시 우리는 교회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이 때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 교회를 말씀과 기도로 항상 새롭게 세워가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지금 이곳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아름답고 복된 사명이라고 믿습니다. 한미교회의 새로운 20년을 위해 우리 같이 힘차기 나가 봅시다. 감사합니다.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