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머니의 편지


어느 어머니의 편지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이 편지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조선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죄로 31살의 나이에 사형을 선고 받은 아들 안 중근에게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가 보낸 편지라고 합니다. 이 세상의 어떤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만, 당신 아들의 죽음은 2천만 조선인의 분노를 전 세계에 알린 외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침 덕분에 지금 우리는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나라의 시민이 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110년 전 그 분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드립니다.

  

어느 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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