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커피를 좋아하는 이탈리아 사람들 중에서 돈이 없어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상대적으로 여유가 좀 있는 사람들이 커피를 사 마실 때 자기 커피 값 외에 또 다른 커피 한 잔 값을 미리 지불해 두고 그 영수증을 커피 샵에 붙여 두었답니다. 그러면 돈이 없어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그 영수증을 보고 커피를 주문하면 커피 가게 주인은 그 사람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던 거지요, 물론 무료는 아니고 다른 사람이 이미 커피 값을 내 준 커피이지만. 그렇게 마실 수 있는 커피를 이탈리아 사람들은 ‘카페 소스페소 caffe sospeso’라고 부릅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주문해 놓고 마시지 않은 커피’ ‘맡겨둔 커피’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 따님이 CV19 의료진으로 일하는 곳에 보호용 장비(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주부터 개인적으로 준비해 둔 마스크(N95) 중에서 여분이 있는 분들의 기증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또 다른 곳에서도 필요가 생기면 그런 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 카페 소스페소가 있다면 우리 한미 가족들에게는 ‘마스크 소스페스 mask sospes’가 있습니다. 카페 소스페소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커피라면 마스크 소스페스는 세상에 가장 따뜻한 마스크입니다^^

김목사